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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멜로 배달되는 <사랑밭 새벽편지>에
오문영 회원님의 글이 2월 8일자에 실려 와서
반갑고 감동이 되어 그대로 복사하여 옮김(김석환)
.......................................

오늘은 '보고 말하고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자!' 라는
제 좌우명을 절실히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세 살 때 소아마비라는 장애로 말미암아
등이 휘어 꼽추 아닌 꼽추가 되었고
양쪽 팔과 다리는 가늘어 몸뚱이는 참 왜소하지만
그래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어제 아침 고개를 깊이 숙이고 힘없는 손으로
머리를 감기 위하여 샴푸를 칠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양쪽 귀에 비눗물이 들어갔는지
갑자기 귀가 멍멍해졌습니다.

머리를 털고 나올 때까지 귀가 멍하고
작은 소리도 들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면봉으로 후볐더니 그만 더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귀가 더 멍멍해지고
나중에는 머리까지도 아픈 것 같아
급기야 오늘 이비인후과에 다녀왔습니다.

원인은 물이 들어간 귀를 면봉으로
너무 과하게 팠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젊은 의사선생님이 진공청소기 같은 것을
귀에다 대고 휘리릭 하고 나니
멍하고 갑갑하던 귓속이 뻥 뚫렸습니다.
이렇게 속이 다 시원한 것을...

전동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병원에 갈 때는
차 소리도, 오고가는 사람들 소리도,
공사장의 기계소리도 멀리서 아스라이 들렸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왜 그렇게 크게 들리던지...
마치 길바닥 위에 기어가는 개미소리까지도
다 들릴 것만 같았습니다.

평생을 듣지 못하고 사는 그런 사람들,
특히 중도에 그렇게 된 이들의 고통을
잠시나마 헤아려보게 되었습니다.

볼 수 있음이, 들을 수 있음이,
말할 수 있음이 그리고 생각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 오 문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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