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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19 11:46

아주 오래된 연인

조회 수 2634 댓글 0
뽀오얀 살갛이 유난히도 빛나던 그때였습니다.
눈망울도 옹달샘처럼 맑았고 가슴은 주먹만큼 작았지만 소리는
우주의 태초처럼 웅장했습니다.

아마도 생명을 부여받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설레임인것을 볼 때 이성의 시작이었습니다.


붉으스레 닳아오르던 두 볼에 풋풋함을 배출하던 그때였습니다.심장은 늘 단거리 경주를 했고 눈가엔 늘 이슬이 고이려고
갈등하며 차창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아파했습니다.

아마도 신체적인 변화에 낯설음을 감추지 못하며 첫경험을 한
직후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에 월경을 인정하며 진정한
성인이 된 자아를 발견한 고뇌의 출발이었습니다.
그것이 차마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지금에서 그리운건
인생의 중반쯤 서 있기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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