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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를 읽고.

오수미

키다리 아저씨는 어릴 적 만화프로로 보고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읽으면서 빨강머리 앤이나 작은아씨들의 조와 주디의 이미지가 서로 겹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재미있게 읽었다.
고아인 주디는 저비스 팬덜튼이라는 후견인이 생기면서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한달에 한번 후견인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는 지극히 의무적인 일에서 시작된 편지는 의무적인 것이 아니라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고, 삶의 일부분이 된다.
발랄한 성격과 유머 있는 문체로 하루하루의 작은 일상들을 담아낸 편지글들은 그렇게 긴 세월이 흐른 지금 읽어도 세대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가끔 신데렐라 신드롬이란 말을 하곤 한다.
가난한 여자가 부자인 남자를 만나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이 책도 다분히 신데렐라 신드롬을 자극할만한 주제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디는 후견인이 작가로 키우고 싶다는 말을 듣고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 아니면 그 이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꿈을 위해 노력했고, 그 부자인 남자가 없다하더라도 그녀의 삶은 충분히 성공한 삶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과는 좀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디가 알고 있는 후견인은 1.여자아이를 싫어한다. 2.돈이 많다. 3. 키가 크다. 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에게 편지를 재미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주디의 작가적 재능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겠지…

이 책을 읽는 나는 저비스와 후견인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디를 함께 속이고 있는 것 같은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읽었다면 나중에 주디 처럼 깜짝 놀라는 기쁨을 느끼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지극히 소녀 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설레임 알 수 없는 기대 등 긴장감 또한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진웹스터에 의해 “키다리아저씨 그후 이야기”라는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주디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음에도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노력하는 자세로 살았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늘 노력을 강요하는 사회는 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디도 후견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녀의 삶이 그렇게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듯이 고아나 장애인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에게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움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상록수도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자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의 든든한 후견인이 되었음 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누군가의 키다리 아줌마가 되는 날을 기대하며...
어릴적 TV앞에 앉아 가슴설레이며 키다리 아저씨를 보던 그날을 회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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