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박내정
숲은
여리고 가냘픈 움을 튀우고
연두빛 잎들은 나풀거리게 하는
젖줄이 흘러
마침내 푸른 생명을 이룬다.
숲은
크고 작은 나무들이 모여
제각기 재 빛으로 반짝이게 하다가
하늘빛이 좋아
높이높이 치솟아 오른다.
숲은
폭풍우 몰아치고 천둥이 올려도
온 몸을 던져 찢기고 시달려도
품에 안은 꽃송이
이름 없는 풀잎까지
따뜻하게 보듬는다.
숲은
영원한 안식처
시린 게절 베고 누워도
밤마다 별은 헤며 내일을 꿈꾸면
아늑하여라 아늑하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