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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15:32

당신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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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오시던 날







      당신 오시던 날





      당신 푸르고 멀었던 하늘빛으로 내게 오시던 날

      나에겐 지루하고 진부 했던 생활의 끝이었지요

      옛 날들로부터 나의 머어먼 주문이었고 진언이었던

      깊은 속 바다 말씀들을 쪽빛 송두리째 깨어오신 당신은

      오셔도 오셔도 그립기만한 하이얀 운명의 만찬이지요



      찬란한 빛이 어둠이고 어둠이 빛이신 우리들의 뜨락

      아. 밤새워 속삭였던 그 많은 하고 싶은 말씀들은

      아직도 못다한 바다 속 부끄러움으로

      밤새 수문처럼 열려 오시는 향토의 흐느낌들

      끝내는 거룩한 꽃댕기로 약속 되어져야 할



      우리들의 겨울 나라에도 스산한 바람이 붑니다

      산에는 눈이 별되고 별이 꽃되는 겨울나기 사랑

      바람 불어와 숲속 따라 한길로 열려 오시는 정겨운 산길엔

      자욱마다 피어나는 이쁜 꽃신 걸음

      영롱한 나의 에로스 에로스, 당신 오신 날

      늘 푸른 각인(刻印)으로 함께 가야 할 예정된 그 길은

      당신 내게 오신 날

      제 속내 다 비치인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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