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훔친다
쉿! 불을 꺼.
달빛 몰래 내 몸에 담아
내 몸 안에 네 몸을 심는 거야
시냇물 하나 흐르게 하는 거야.
흐르다가 물살에 밀리고 또 밀려
어디까지, 어둠 속 내 몸의 이파리들
파릇파릇 돋아나 새록새록 뻗어서.
꽃다지 한 묶음 옆구리에 끼고
네 몸에 내 온몸을 친친 감아서
색칠하다 보면 몸 젖게 하다 보면.
하늘보다 더 푸르게 입술보다 더 발갛게
몸속 어딘가에 너의 알을 품었다가
반질반질 밤톨 같은 꼭 너 닮은
아가 하나 낳는 거야.
살금살금 다시 너를 빚는 거야
훔치는 거야 그러니까 불을……
저자약력 -
손현숙
1959년 5월 16일 서울 출생. 신구대학 사진과와 한국예술 신학대학 문창과 졸업.
1999년 《현대시학》에 시 〈꽃들은 죽으려고 피어난다〉 외 4편으로 등단.
'국풍' 사진공모 수상,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수상.
2002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김석환교수님의 소개로 알게된 손현숙시인님께서 모임에 함께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여러모양으로 함께 해주시는 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쉿! 불을 꺼.
달빛 몰래 내 몸에 담아
내 몸 안에 네 몸을 심는 거야
시냇물 하나 흐르게 하는 거야.
흐르다가 물살에 밀리고 또 밀려
어디까지, 어둠 속 내 몸의 이파리들
파릇파릇 돋아나 새록새록 뻗어서.
꽃다지 한 묶음 옆구리에 끼고
네 몸에 내 온몸을 친친 감아서
색칠하다 보면 몸 젖게 하다 보면.
하늘보다 더 푸르게 입술보다 더 발갛게
몸속 어딘가에 너의 알을 품었다가
반질반질 밤톨 같은 꼭 너 닮은
아가 하나 낳는 거야.
살금살금 다시 너를 빚는 거야
훔치는 거야 그러니까 불을……
저자약력 -
손현숙
1959년 5월 16일 서울 출생. 신구대학 사진과와 한국예술 신학대학 문창과 졸업.
1999년 《현대시학》에 시 〈꽃들은 죽으려고 피어난다〉 외 4편으로 등단.
'국풍' 사진공모 수상,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수상.
2002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김석환교수님의 소개로 알게된 손현숙시인님께서 모임에 함께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여러모양으로 함께 해주시는 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