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미지
2003.10.09 11:03

지독한 외로움

조회 수 1044 댓글 0
지독한 외로움 / 이수진



망부석처럼 한 곳에 머물지 못하도록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대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이것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허우적대고만 있다
그래서 지금
구두 뒤축이 다 닳아 없어져
발꿈치가 훤히 보이도록 방황 중에 있다
종지부를 찍을 엄두도 못 내면서 말이다

산다는 것은
흥건히 젖은 두 발,
무작정 옮기는 일일 게다
꺼칠한 숨 몰아 쉬면서

이승의 끝에 서있어도 느낄 수 있을까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느끼고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한 발 두 발 옮길 때마다 질금질금 흐르는 샛강
아주 조금은 위안이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러하진 못할 것이다
빠져 나올 수도 없고
빠져 지지도 않는
지독한 외로움이기에

List of Articles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마지막 사랑 송하일 2003.01.05 4145
생마늘 홍성원 2003.01.06 2917
꿈길에서 여혜전 2003.01.06 2550
오후 오수미 2003.01.09 2486
후회 수진 2003.01.10 2486
낯설은 세상처럼 수진 2003.01.13 2492
바다 오수미 2003.01.14 2221
먼 그대 수진 2003.01.17 2135
아침의 기도 오수미 2003.01.18 2049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유용주 산문집을 읽고 오수미 2003.01.18 2951
영화 "중독"감상문 -라정식 건두_^o^ 2003.01.20 2584
안개속에 숨다 하늘 2003.01.20 1830
이름과 e-mail.. 꼭... 남겨주세요 편집부 2003.01.21 1319
저녁거리 오수미 2003.01.22 1582
바람소리 경애양 2003.01.22 1413
겨울날 오수미 2003.01.28 1139
벽 / 진달래가 피면 동백 진다 수진 2003.02.04 1326
수진이라는 분께 편집부 2003.02.04 1554
외로움 오수미 2003.02.04 1198
위기철 저 "아홉살 인생"을 읽고 오수미 2003.02.05 269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4 Next
/ 3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