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선
김정수
나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시상식이나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된 삶에 그분의 시선이 있다고 생각했다. 멋지게 꿈을 이루고 보란 듯이 그분의 시선 안에 들 수 있기를 소망하며 열심히 열심히 살아갔다. 높고 높은 그곳에 그의 시선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분과 같은 시선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분의 시선에 들기를 소원했다.
힘들었지만 그분과 같은 시선으로 눈을 맞추고 싶었던 마음에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짐하며 정상에 저 높은 어딘가에 있을 그분의 시선을 갈망했다.
인생은 어린 내가 넘어서기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몇 개의 언덕을 넘으며 이제 몇 개의 언덕만 더 넘으면 될 것이란 희망을 되뇌이며 앞으로 앞으로 그분의 시선 안으로 달려갔다. 힘겨운 언덕을 넘어서고 바라고 소원하던 그 종착점을 멀리서 바라볼 때 알게 되었다. 그분의 시선이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 걸 “그럴 리가 없는데” 당황해서 한동안 내가 꿈꾸던 그 자리를 바라다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와 놀아달라는 아이가 나를 흔들어 깨웠을 때 알았다. 나에게 주신 가족이 자녀들이 보였다. 그분의 시선에 들기 위해 달려오는 사이에 너무나 소흘했던 사랑하는 내 가족과 내 도움을 구하는 어려운 손길이 보였다. 자녀의 손을 잡고 생각했다. 나에게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라는 그분의 시선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그리고 깨닫게 해주셨다. 그분의 시선이 머물고 있던 곳이 높고 높은 곳이 아니라 낮고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자녀의 손을 잡고 상록수에 오면서 생각해 본다.
그분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낮은 그분의 시선에 내 욕망으로 높아진 시선을 맞추어 나가며 진정으로 행복한 그분의 시선에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본다.